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의 포괄적인 합의가 이뤄지기 전이라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방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중동 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군사적 충돌 확대를 피하면서 원유 수송로부터 복원하자는 구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하고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의 해상 운송 문제를 논의했다.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를 보장하고, 참여국들이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의 안전한 운항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 측 구상은 미국과 이란이 핵 문제와 제재 해제 등 모든 현안에 합의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해상 물류부터 별도로 정상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량이 늘어나면 원유 공급 불안을 일부 완화하고, 양측이 다른 쟁점을 협상할 시간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프랑스는 후티의 공격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과 동서 송유관 등 에너지 기반시설 보호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를 후티와의 전쟁에 직접 가담하는 것이 아닌 방어 목적의 지원으로 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실현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해협에 국제적인 선박 호위체계를 구축하려면 이란과 미국의 최소한의 동의가 필요하고, 군함 배치가 오히려 새로운 충돌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프랑스 정부 역시 단기간에 미·이란 간 포괄 합의가 체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결국 이번 제안은 확정된 합의라기보다 에너지 위기가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외교적 중간 단계에 가깝다. 호르무즈 해협의 부분 개방이 실제 협상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군사적 긴장 속에서 구상에 그칠지는 미국과 이란의 후속 반응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