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대응 강화한다지만…현장 보호시설·인력 뒷받침이 관건

아동학대 대응 강화한다지만…현장 보호시설·인력 뒷받침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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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대응 강화한다지만…현장 보호시설·인력 뒷받침이 관건

복지부·16개 시도 중앙-지방 협력회의…분리보호 판단·정보공유 강화
2027년 복지부 예산안 148.8조원…전년보다 8.2% 증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아동학대 피해아동에 대한 신속한 분리보호와 재학대 방지, 위기아동 조기 발견을 강화하기 위해 중앙과 지방 간 협력체계를 확대한다.

보건복지부는 9월 7일 현수엽 제1차관 주재로 16개 시도 담당 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제4차 보건복지 중앙-지방 협력회의’를 열고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보완 대책’의 현장 이행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피해아동을 가정에서 즉시 분리할 필요가 있는지를 현장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판단하도록 하고, 장애아동을 포함한 피해아동 보호 기반을 확충하는 한편 경찰·지방정부 등 관계기관 사이의 정보 공유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아동학대 대응은 제도나 지침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현장에서 피해아동을 분리했을 때 즉시 보호할 시설이 있는지, 이를 담당할 인력이 충분한지, 기관 간 정보가 실제 대응으로 신속하게 연결되는지가 제도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필요하면 일시·응급보호 적극 고려”

이번 회의에서는 정부가 지난 9월 2일 발표한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보완 대책’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정부는 기존 아동학대 대응체계에서 드러난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분리보호 현장 판단 강화 ▲장애아동 보호 기반 확충 ▲관계기관 정보 공유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재학대 위험이 있는 아동에 대한 사후관리와 위기아동 조기발견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특히 복지부는 지방정부에 학대 정황과 재발 위험 등을 고려해 일시보호조치 또는 응급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학대피해아동을 보호할 시설을 설치하거나 인근 시설과 연계해 보호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동학대 관련 기관끼리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공유할 수 있도록 협력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된 뒤 실제 피해 여부를 판단하고 피해아동을 보호하는 상당수 업무가 결국 지방정부와 현장기관에서 이뤄지는 만큼 중앙정부의 정책을 지방 현장의 실행체계와 연결하려는 조치다.

분리 결정만큼 중요한 ‘그다음’

아동학대 대응에서 피해아동을 가해 가능성이 있는 보호자와 신속히 분리하는 것은 중요한 조치다.

하지만 분리 자체가 피해아동 보호의 끝은 아니다.

분리 이후 머물 수 있는 보호시설과 상담·치료, 학교생활 유지, 장애아동의 경우 장애 특성에 맞는 돌봄과 의료 지원 등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지방정부에 보호시설 설치와 연계 지원을 별도로 요청한 것도 피해아동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도 실제 보호할 장소가 부족하다면 현장 대응에 한계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에 따라 아동보호 인프라와 전문인력 확보 수준에 차이가 있는 만큼, 중앙정부가 제시한 대책이 전국에서 동일한 수준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는 향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계기관 정보 공유 역시 확대 자체보다 어떤 정보를 어느 시점에 공유하고, 해당 정보가 실제 학대 위험 판단과 보호조치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

정보 공유 절차가 복잡하거나 담당 기관 간 역할이 명확하지 않으면 제도를 확대하고도 현장에서 대응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 내년 예산안 148.8조…8.2% 증가

이날 회의에서는 2027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도 지방정부와 공유됐다.

정부안 기준 복지부의 내년도 총지출 규모는 148조8천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137조5천억원보다 8.2% 증가했다.

기획예산처의 ‘미래대응기금’으로 이관된 아동기본수당과 아이맞이지원금, 피지컬AI 관련 사업 3조7천억원까지 포함하면 관련 재정 규모는 152조4천억원으로 올해보다 10.9% 증가한다.

복지부는 내년도 예산을 ▲사회안전망 강화 ▲출산·양육 지원과 위기아동·청년 지원 ▲통합돌봄 정착과 노인 일자리 확대 ▲선제적 복지 지원 ▲복지·돌봄 분야 인공지능 전환 ▲지역·필수의료 지원 ▲자살예방과 중독치료 등 정신건강 인프라 확충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역·필수의료를 지원하기 위한 특별회계 신설도 예산안의 주요 내용에 포함됐다.

다만 현재 발표된 금액은 정부 예산안으로, 국회 심의를 거쳐 최종 규모와 세부 사업별 예산이 달라질 수 있다.

아동학대 대응 역시 실제 현장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보호시설 확충과 전문인력 확보 등에 필요한 재원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배분되는지가 중요하다.

중앙정부 대책, 지방 현장서 작동하느냐가 핵심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중앙정부가 정책 방향을 마련하고 지방정부가 현장에서 실행하는 협력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동학대 대응은 경찰과 지방정부, 아동보호전문기관, 의료기관, 교육기관 등 여러 기관이 동시에 관여하는 분야다.

각 기관의 권한과 책임이 현장에서 명확하게 작동하지 않거나 지역별 보호시설·전문인력 격차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제도를 보완하더라도 실제 피해아동이 체감하는 변화는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보완대책의 성패는 분리보호 건수 등 단순한 조치 실적뿐 아니라 재학대가 실제로 줄어드는지, 위기아동을 더 일찍 발견하는지, 피해아동이 필요한 보호와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는지 등을 통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

현수엽 복지부 제1차관은 “이번 예산안은 국민의 목숨을 살리는 사회 안전매트를 더 두텁게 하고 국민의 기본적 삶과 건강 보호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필요한 예산이 반영되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기반으로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강화해 촘촘한 아동보호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중앙-지방 협력 강화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려면 정부의 대책 발표가 현장의 보호시설과 전문인력, 기관 간 신속한 공조체계로 얼마나 구체화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